차범근은 선수 시절 대한민국 축구사에 전환점을 만든 선구자였습니다.
차범근은 1953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축구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197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선수 경력의 시작은 고려대학교 재학 중이었으며, 대학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예선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고, 이후 아시아 무대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왼발 슈팅 능력은 당시 아시아에서는 보기 드문 특징이었습니다. 주로 오른발을 많이 사용하는 아시아 선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1976년 아시안컵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고, 당시 국내 언론과 팬들로부터 ‘차붐’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이는 그가 볼을 찰 때의 소리가 ‘붐’ 하고 울릴 정도로 파워풀하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차범근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 수준에서 머무르던 시기에, 더 높은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성공은 단지 개인의 재능만이 아닌, 한국 축구 전체의 국제 경쟁력과 인식을 바꾸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세대들이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하게 되는 선례를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차범근은 단순한 축구 스타가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의 전환점을 만든 상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여 아시아 선수의 위상을 세웠습니다.
차범근은 1979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다름슈타트 SV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유럽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하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고, 1983년에는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하여 독일 무대에서 총 10 시즌 이상 활약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 선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으며, 특히 공격수로서의 입지는 더욱 좁았습니다. 그러나 차범근은 빠른 발, 강한 피지컬, 정교한 슈팅 능력을 바탕으로 유럽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했습니다. 그는 분데스리가 통산 98골을 기록하며, 당시까지 아시아 선수 최다 골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컵 우승에도 기여하면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독일 언론은 그를 “차붐”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극찬했으며,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 팬들은 그를 팀의 레전드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독일 현지에서의 성공은 단순한 경기 성과를 넘어서 문화적 장벽과 인종적 편견을 뛰어넘은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훈련 태도, 경기력, 팀워크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아시아 선수가 유럽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차범근의 유럽 성공기는 이후 박지성, 손흥민 등 후배 선수들의 진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 선수의 가능성을 증명한 최초의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은퇴 후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차범근은 1989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는 1991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여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대표팀을 이끈 시기에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루었고, 이후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초대 감독으로 활약하며 두 차례 K리그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도자로서의 차범근은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이고 유럽식 접근을 선호했습니다. 특히 체력 훈련과 조직적 전술 운용에 강점을 보였으며, 선수들에게 철저한 자기 관리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국내 지도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쳤으며, 유소년 지도자 양성, 프로팀의 운영 구조 개선, 미디어와의 관계 정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대 축구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방송 활동을 통해 축구 해설과 평론을 하며 대중과의 소통에도 힘썼고, 한국 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비판적 분석으로 축구 문화 확산에 이바지했습니다. 특히 아들 차두리 선수를 직접 지도하며 유럽 진출까지 도운 사례는 또 다른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차범근은 선수, 감독, 해설가로 이어지는 축구 인생 전반에서 꾸준히 한국 축구의 발전에 헌신해 왔습니다. 현재도 그는 축구계 원로로서 후배 양성, 제도 개선, 아시아 축구의 위상 강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그가 남긴 유산은 단순한 경기 기록을 넘어 한국 축구 정신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