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이 가져온 변화와 장단점, 그리고 심판도 인정한 명백한 오심 사례들
VAR(Video Assistant Referee)의 도입은 축구 역사에서 가장 큰 규칙적 전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공식적으로 전면 도입된 이후, 축구는 명백한 오심을 줄이고, 판정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VAR은 주로 페널티킥, 퇴장 여부, 득점 장면, 신원 착오 등 결정적인 상황에서 활용되며, 이는 심판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선수들의 항의 빈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의 흐름을 끊는 점, 판정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 VAR룸의 해석 주체가 여전히 사람이라는 점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특히, 2022-23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vs 리버풀전에서 루이스 디아스의 명백한 온사이드 득점이 오프로 선언되고 VAR 오퍼레이터가 이를 되돌리지 못한 사례는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잉글랜드 FA는 해당 사건을 "심각한 절차 오류"라고 공식 인정했으며, VAR 운영진은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또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첫 골이 취소되는 장면은 "VAR이 선의가 아닌 VAR만의 규칙에 의해 오히려 불공정성이 확대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VAR이 완벽한 해결사가 아니며, 해석의 영역과 기술의 중재가 충돌하는 새로운 갈등 지점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선수와 감독의 반응, 그리고 기술이 규칙을 지배하는 시대의 딜레마
VAR 도입에 대한 선수와 감독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합니다. 일부는 경기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환영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경기 리듬이 끊기고 판정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며 불만을 표합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VAR은 기술이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은 여전히 인간이다. 그래서 여전히 문제가 많다"라고 말한 바 있으며, 리오넬 메시도 “기술이 있으면 뭐 하나, 여전히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도 VAR은 득과 실이 엇갈립니다. 페널티킥 유무나 오프사이드 여부가 정밀하게 판독되면서 억울한 상황은 줄어들었지만, 반면 득점 후의 기쁨이 VAR 체크로 무효가 되는 경우, 감정 표현이 제한되는 모습도 자주 연출됩니다. 이는 축구가 가진 본연의 즉흥성과 감정의 흐름을 차단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기술이 규칙을 해석하고 결정하는 시대에 접어들며, 스포츠가 기술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철학적 딜레마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축구는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실수와 감정, 예측 불가능성이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VAR이 이를 억누르기 시작하면서, '더 공정한가?'라는 질문이 아닌, '더 축구다운가?'라는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결국, VAR은 공정성과 기술적 정확성을 제공하지만, 인간성과 감정이라는 축구 고유의 미학과 묘하게 충돌하게 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디오 판독의 종목별 확산과 올림픽에서의 활용 비교, 그리고 개선되어야 할 점
VAR의 원형은 축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영상 판독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스포츠는 테니스입니다. 2006년 US 오픈에서 호크아이 시스템이 공식적으로 활용되며, 라인 아웃 여부를 기술로 판별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어 크리켓, 럭비, 미식축구(NFL), 하키, 농구(NBA) 등 다양한 종목에서도 영상 판독 시스템이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축구는 비교적 늦게 VAR을 채택했지만, 가장 전 세계적으로 활용 범위가 넓은 종목이 되었고, 그 상징성이 큽니다. 올림픽에서도 VAR의 활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주로 하키, 태권도, 유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판정 번복보다는 참고자료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20여 개 이상의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이 공식 도입되었고, 특히 태권도와 유도에서는 감독의 챌린지가 정식 룰로 인정받았습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비디오 판독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심판의 권위보다는 기술의 판단이 우선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 확산 속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첫째, VAR 판독 시간의 단축이 필요합니다. 긴 대기 시간은 경기의 리듬을 크게 해치며, 관중과 선수 모두에게 혼란을 줍니다. 둘째, 판정의 일관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판정이 나오는 경우, 팬들의 신뢰는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VAR 판독 화면과 해설을 경기장 내 관중에게도 실시간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판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팬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개선 사항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 세계 각 경기장마다의 큰 투자가 필요하기에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VAR 심판들의 전문성 강화와 정기적인 훈련도 필요합니다. 기술은 중립적일 수 있지만, 해석하는 이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